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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감염성 심내막염'? 고령일수록 주의해야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이 난다면 일반적인 감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판막 질환이 있거나 류마티스열을 앓은 경험이 있는 고령층이라면, 감기 증상이 나타날 때 감염성 심내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장의 내막에 들어온 세균이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고령환자의 비율이 높고 전체 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급성 및 아급성 감염성 심내막염 환자 중 61.3%가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는 2013년 약 1,400명에서 2023년 2,500 여 명으로 약 75% 늘었다. 감염성 심내막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고 방치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므로, 증상과 경과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열나고 입맛 떨어져…감기 몸살로 오인하기 쉬운 증상
감염성 심내막염은 주로 치과 치료나 각종 수술 등에 의해 세균이 혈액 속으로 들어오면서 발생한다. 이때 세균은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운반된다. 건강한 심장에서는 세균이 들어와도 살아남기 힘들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혈액 흐름에 문제가 있는 심장은 다르다. 혈류 이상으로 심장 내막 곳곳에 생긴 상처가 있는데, 세균이 이 상처에 정착하면서 심장 내막뿐 아니라 판막과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심장 조직이 손상되면 판막에 고름이 차거나 구멍이 뚫리는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진다. 심장이 펌프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심부전이 발생하면 몸이 붓고 숨이 차며 분홍색 가래가 나올 수 있다. 세균은 섬유소, 혈소판 등과 함께 엉켜 균 증식물도 만들어낸다. 이 물질이 판막에서 떨어져 나와 다른 장기의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나 시야 장애, 장경색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내막염 증상은 이런 위중한 합병증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기 몸살과 흡사하다.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기침, 두통, 근육통, 체중감소, 식욕감퇴, 전신 쇠약, 호흡곤란 등 특정하기 어려울 만큼 환자마다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열이 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심부전∙신부전 환자나 고령 환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증상 진행 속도는 감염된 균이 어떤 균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 원인균 찾아야…4~6주간 정맥 내 항생제 치료
병원에 방문하면 혈액 배양 검사를 통해 감염된 균 중 어떤 균이 주요 원인인지 밝혀낸다. 이때 시간차를 두고 여러 부위에서 최소 3~4번 혈액을 채취한다. 여러 번, 충분한 양으로 혈액을 채취할수록 원인균을 제대로 확인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박 교수는 "심장 초음파 검사로는 균 증식물이 보이는지 확인한다. 증식물이 작은 경우 일반 심장 초음파 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 "이런 경우 식도를 통해 내시경처럼 생긴 심장초음파를 넣어 심장의 후면과 아랫부분을 함께 검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인균을 알아내고 나면 심장과 혈액, 증식물 속에 숨어있는 균을 잡아야 한다. 각 균에 가장 효과적인 항생제를 약 4~6주간 정맥에 주사해 균을 죽인다. 치료하는 동안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하면서 치료 경과를 확인한다. 심내막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균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사용했는데도 균이 사라지지 않거나 균 증식물에 의해 혈전증이 반복되는 경우, 심장 손상∙합병증 등이 생긴 경우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미리 항생제 챙기고, 치아·피부 등 위생 관리해야
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항생제를 복용하면 감염성 심내막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치과 치료나 비뇨생식기∙위장관 계통 시술∙검사를 받기 전 미리 의사에게 본인의 심장 상태를 알려야 한다. 박 교수는 "이후 순환기내과 혹은 감염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항생제 종류와 용량을 결정한한다. 항생제 투여 시점은 수술이나 침습적 처치를 받기 직전이다"라고 말했다.
감염성 심내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위생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 환경을 잘 관리하고 특히 구강∙치아∙피부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혀나 점막 부위 피어싱은 균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박윤선 교수(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